얼마 전 한 가지 사건을 접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권력과 법이 만나는 지점에 대해 곱씹어보게 되었다. 어떤 고위 법률가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특정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조언했다는 이야기였다. 그 조언이 옳았는지, 그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순간의 선택이 이후 수많은 사람의 운명을 갈랐을 거라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법은 공평하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권력의 무게에 따라 법의 저울추가 기울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권력과 법의 관계를 세 단계로 나누어 생각해보려 한다.

단계 1: 권력 앞에서의 법 — ‘협조’와 ‘저항’ 사이
첫 번째 단계는 권력이 법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합참 법무실장이 계엄 당시 김명수 전 의장에게 ‘협조 거부’를 조언했다고 한다. 이는 권력의 명령에 법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법은 원칙적으로 권력에 종속되어서는 안 되지만, 현실에서는 권력의 압력 앞에 무너지기도 한다. 개인의 양심과 법적 판단이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이 옳은지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장기적으로 사회의 신뢰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법조계의 일부 인사들은 유신헌법 아래서 권력의 요구에 협조한 반면, 일부는 저항하며 사직하거나 탄압을 받았다. 예를 들어, 당시 법원 행정처장이었던 김용철 판사는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하다가 파면당했다. 이러한 개인의 선택은 당시에는 미미해 보였지만, 이후 민주화 운동의 밑거름이 되었다. 근래에도 권력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법적 원칙을 지킨 사례는 적지 않다. 예컨대, 2017년 국정농단 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결정한 판사들은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법리에 따라 판단했다. 이처럼 권력 앞에서 법이 ‘협조’할 것인지 ‘저항’할 것인지는 단순한 법리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정의와 신뢰를 결정짓는 중대한 갈림길이다.
단계 2: 법의 독립성 — 재판의 독립과 국민의 신뢰
두 번째 단계는 법이 얼마나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이다.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 제도는 국민이 헌법재판소에 직접 청구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 매일경제 보도는 이 제도가 시행된 지 100일을 앞두고 있다고 전한다. 이는 법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장치로, 권력으로부터 법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제도만으로는 부족하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 즉 판사와 변호사, 법무관료들의 의식이 함께 변화해야 한다. 그들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럴 때 전문 자문이 필요하다면 음주운전전문변호사 같은 곳을 참고하면 좋다.
재판소원 제도는 2023년 8월 31일부터 시행되어, 법원의 재판에 대해 헌법소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제도는 독일이나 스페인 등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오랜 논의 끝에 도입되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연방헌법재판소가 매년 수천 건의 재판소원을 처리하며, 이를 통해 기본권 보호와 법적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재판소원이 정착된다면, 권력의 부당한 개입으로부터 재판의 독립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 신청 건수가 많지 않고, 헌법재판소의 인력 부족 등 한계도 존재한다. 법의 독립성을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법조인의 자의식, 그리고 시민의 관심이 함께 필요하다.
단계 3: 시민의 역할 — 법을 지키는 힘
마지막 단계는 시민의 역할이다. 법은 결코 완벽할 수 없다. 하지만 시민이 법을 신뢰하고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 법은 힘을 발휘한다. 권력이 법을 무시하거나 왜곡하려 할 때, 시민의 감시와 목소리가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시민의 저항이 부당한 권력을 무너뜨린 사례는 많다. 반대로 시민이 침묵할 때, 권력은 더욱 오만해진다. 따라서 우리는 법의 사각지대를 주시하고,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2016년 촛불집회는 시민의 힘이 법과 권력의 관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 상징적 사례다. 당시 수백만 명의 시민이 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고, 이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이어졌다. 시민의 목소리가 법적 절차를 움직인 것이다. 반대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의 저항이 없었다면 전두환 정권의 불법적 권력 장악이 더욱 공고해졌을지도 모른다. 근래에도,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나 언론 탄압에 대한 시민의 비판은 법적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예컨대,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감시와 의견 제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법과 권력의 경계에서: 개인적 성찰
이러한 논의를 하면서, 나는 문득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리게 된다. 몇 년 전, 지인의 작은 가게가 불공정한 행정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담당 공무원은 상부의 눈치를 보며 편파적인 결정을 내렸고, 지인은 법률 상담을 통해 간신히 바로잡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법이 권력의 하수인이 될 때, 평범한 시민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목격했다. 반대로, 법이 독립적으로 작동할 때 시민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법의 독립성이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일상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결론
권력과 법의 관계는 결국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드러내는 지표다. 권력이 법 위에 군림하는 사회는 결국 부패하고, 법이 권력을 견제하는 사회는 발전한다. 우리는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법이 흔들릴 때 우리 모두가 그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이다. 작은 관심과 목소리가 모여 법을 바로 세울 수 있다. 오늘도 법과 권력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